저자의 논문과 언론기사

도시를 살리는 문화관광 
이광희 변재진 지음 

들어가는 글 


사람들은 대부분 문화관광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면 관광객만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더 살기 좋은 도시, 더 방문하기 좋은 도시”라는 2018년에 발표된 ‘관광과 문화유산에 관한 바르셀로나 선언’을 보면 도시의 문화관광 환경을 발전시키는 것은 관광객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더 쾌적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문화유산과 문화예술 환경이 잘 조성된 도시는 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장소가 되므로 21세기 도시들은 문화관광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면서 동시에 관광객 유치 증진이라는 복합적 목적을 추구하는 정책을 중요시할 필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기업, 시민 등이 협력해 지역의 문화예술 환경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도시발전 정책은 해당 도시의 심미적 경관과 활기찬 도시 분위기 그리고 장소성과 정체성을 수준 높게 조성하여 도시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개선합니다. 그로 인해 주민들의 삶이 더욱 활기차고, 여유롭게 되며 도시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동시에 세계 도처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그 지역의 개성적인 문화와 예술, 관광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 방문해오도록 합니다. 또한 도시의 이미지가 향상됨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되어 투자 유치가 촉진되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이게 됩니다. 문화관광은 주민의 행복과 관광객 유치를 증진하는 집객력이 강화되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증진되고, 창의적인 인재들의 유입이 촉진되는 등의 다각적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각국의 도시들이 집중적으로 문화관광 관련 정책과 제도를 추진하고 있어 국가 정책에서 문화관광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지역의 문화예술 그리고 문화관광이 상호 긴밀히 연동되어 발전해가면 지역의 문화산업과 관광산업 이외에 농업, 제조업, 건설업 등 다양한 분야까지 긍정적 파급 효과를 많이 얻게 됩니다. 문화유산과 문화예술 그리고 관광이 연계 발전을 하게 되면, 주민들은 경제적 효과를 거두며 더 행복해지고 더 자부심을 가지며 세계인들로부터 관심과 호감을 유발시켜 지역발전과 국가 경쟁력까지 제고하는 부수 효과를 창출하게 해줍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날 세계 각국은 문화와 관광을 고도로 융합하는 창의적 프로젝트를 발굴해 수많은 투자를 해 나가고 있고 이를 통해 자국의 경쟁력과 매력도를 제고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경제력, 제품 생산력, 군사력만으로 국력을 키우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각종 문화관광 자원의 매력도를 높여 자국민 이외에 타지역 사람들까지 문화예술에 감동하고 사랑에 빠지도록 만드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문화전쟁 방식으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가 이어져 오면서 각종 문화예술이 개성 있고 다양하게 발전해온 나라로서 창의적인 문화와 관광의 융복합을 통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습니다. 요즘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 그리고 BTS의 K-POP 등 한류 열기의 광풍은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급 문화관광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저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잘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파리나 런던, 빌바오, 낭트와 같은 유럽도시들처럼 일생에 한 번만이라도 방문해보고 싶은 문화관광도시나 문화관광 명소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 특히 선진도시들을 관광하면서 그들이 구축한 문화관광환경이 부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세계적 도시들은 어떻게 문화와 관광을 지역발전에 활용하고 있는지 지역주민이나 민간기업 등은 어떻게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지, 성공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는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20세기 중반부터 쇠락하기 시작했던 세계 도처의 구산업도시들이 각종 문화관광 프로젝트를 활용해 문화예술도시로 눈부시게 성공한 사례들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현대도시들의 과밀화, 비인간화 등을 반성하며 인간적이고 역사성이 있는 도시 조성을 지향하는 미국의 메인스트리트 프로그램, 영국의 어반 빌리지 등의 트렌드를 살펴보며 역사와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인간적인 감성이 담긴 도시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1985년부터 시작된 유럽문화수도 프로그램의 발전과 21세기 들어 더욱 강화된 유럽문화루트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문화와 관광을 연계시키고 융합시키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수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서적들과 학술논문들 그리고 UNESCO, UNWTO, OECD, EU, Council of Europe 등 국제기구 보고서와 발표자료 등을 다수 참조하였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오늘날 세계적인 관심과 매력을 끌고 있는 60여 개의 유럽문화수도와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들이 결코 우연히 조성된 것이 아니고 주민과 정부 그리고 기업 등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역할과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했던 값진 결과라는 것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는 문화관광에 관한 전문 서적이나 연구자료, 학술논문 등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경제 발전과 정치분야에 비해 문화예술을 경쟁력 있게 발전시키는 데 길잡이가 될 실천적이고 전문적 연구물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들은 상당수가 특색이 없는 비장소, 천편일률적인 콘크리트 정글 같은 비인간적인 무장소로 ‘얼굴 없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속히 몰개성적이며 비인간적인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심미적인 아름다운 경관과 인간적인 감성이 담겨있고, 개성이 살아 있어 시민들이 행복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할 필요가 크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역사와 문화유산, 문학적 스토리, 음악과 미술, 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의 문화관광 환경을 특성화시켜 나갈 문화관광 발전정책과 관련 제도가 획기적으로 강구되어야 합니다. 

인간적인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는 문화예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와 생산성 위주의 경제 제일주의에서 벗어나서 선진국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스마트도시를 넘어서는 플레이어블 시티와 이벤트 풀 시티의 조성, 크리에이티브 투어 개발과 같은 선진형 문화관광 프로젝트 발굴에 관한 조사연구와 실천방안 강구 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고, 다양한 정부기관과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연대하여 문화관광으로 지역사회의 매력과 활력을 높여서 도시는 도시대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농촌지역은 나름대로 사회경제적 활성화를 촉발하도록 조치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전국의 각 도시에서 그리고 농촌에서 우리 마을의 자랑거리와 아름다운 명품 문화거리 하나씩 조성하자는 열정과 노력이 시작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전국이 아름다운 꽃밭처럼 매력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도시민들이 행복하고, 쾌적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미래 한국사회를 꿈꿔봅니다.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성을 다해 가꾼 우리 국토와 문화예술의 매력을 보고 싶어서 세계인들이 누구나 ‘일생에 꼭 한번은 한국에 가고 싶다’고 소망하는 ‘세계 최강의 문화관광국가’로 발전되길 희망해봅니다. 

이 책을 만드는 바탕이 되었던 많은 전문서적과 학술논문, 연구통계자료 그리고 UNESCO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선행적 노력에 감사드리며, 여러 번에 걸친 교정 작업을 차질없이 수행해주신 박영사 관계자들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격려에 깊이 감사합니다. 가족과 친지들의 협조와 응원이 없었으면 솔직히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음을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은이  이광희와 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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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도시들은 산업사회가 파생시킨 각종 사회․경제․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시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도시를 다시 살려낼 새로운 해결책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도시들이 죽어가는 지역의 재생을 위해서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폐탄광지대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변화시키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 루르지역 에센의 촐퍼라인 탄광, 영국의 게이츠헤드와 비미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폐탄광도시들은 산업혁명이 발생한 19세기 중반부터 약 100년 동안 산업혁명의 동력인 석탄을 생산하였던 곳이나, 폐광된 후에는 석탄 때에 찌든 황폐한 버려진 도시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폐허로 버려진 폐탄광도시들이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재생을 추진하게 되면서 석탄의 검정 때를 말끔히 씻고, 밝고 빛나는 문화예술도시로 변신하는 기적적인 일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때에 찌든 오리가 우아한 백조로 재탄생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본문 24p)


플레이어블 시티는 문화예술과 스마트 기술을 융복합하여 지역민이 함께 도시공간 내에 즐거운 놀이공간과 시설 등 행복하고 편안한 환경을 창조토록 하는 것이 중심개념입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블 시티를 적용한 문화관광개발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인간의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주제 이외에 효율성이나 생산성 극대화라는 차가운 경제적인 논리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2014년에 영국 브리스톨 도심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놀이시설이 들어서면서 놀이터로 변했습니다. 시민들은 도심에 설치된 300피트 워터슬라이드, 헬로 램프 포스트, 그림자 놀이 등과 같은 창의적인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놀이기구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는 놀이하는 예술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예술을 놀이한다고 표현하여도 무리가 없는, 기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무대였습니다. (본문 41p)


이제부터 한국관광은 역사문화와 예술 등 콘텐츠가 강조되는 소프트웨어형 관광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과거의 정부에서 발표해왔던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의 화려한 청사진 계획들과 실현되지 않을 계획들은 관광개발에서 지양되어야 합니다. 미술관 건물을 건설하는 경우를 사례로 살펴보면,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건축물로 건설하여야 하는데, 독창성과 창의성이라는 측면이 부족하여 아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하드웨어 측면에서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만 계획하고, 내부에 전시할 소장품, 미술관을 운영할 인력과 교육과정 그리고 홍보마케팅전략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장기적인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속이 텅 빈 미술관’이 됩니다. 한국관광도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도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관광개발이 이루어지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도록, 장기적인 전략과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문화관광개발전략은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의 세부계획이 수립되고 초지일관 추진되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본문 105p)

그러나 문화예술부문에 투자하기만 하면 큰 수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모든 문화관광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단순하게 말해서는 곤란합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지역 전래의 석탄산업이 몰락하여 폐광하게 되고 지역 경제가 크게 침체되자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야심찬 슬로건을 내세우고, 유바리를 관광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받아 유원지 등 관광시설을 조성했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에 632억엔의 적자를 발생시키고 자치단체 파산을 선언하게 되었고,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재정자치단체”가 되어 자치권을 반납하고 예산 편성과 집행 권한을 잃게 되었습니다. 유바리시는 2027년 3월까지 매년 25억엔을 갚아 나가야만 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세부담은 늘어났지만 의료 등 행정서비스 혜택은 줄어들고, 시민들에게 지원되던 보조금도 중단되고, 지방공무원 수 역시 크게 감축되었습니다. 이런 사례와 같이 아무리 문화관광 투자라 하더라도 적절한 수요예측과 사업성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투자할 경우 지자체나 국가사회도 재정 파탄의 위기를 겪게 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합니다. (본문 134p)


문화관광이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을 관광목적지에 방문하게 하여 이질적인 문화를 경험케 하며 해당 지역주민과의 접촉을 늘려 문화적 이해와 교류가 생겨나게 하는 것입니다. 문화관광을 통해서 다른 나라와 세계 및 인류에 대해 좀 더 넓은 이해와 공감을 가능케 한다는 것에 궁극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관광을 개발한다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볼거리, 할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등 문화에 기반하는 관광자원과 상품을 개발해서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행복하게 만들며 즐거운 추억거리를 제공해 다시 찾아오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141p)

독일 루르지역은 중공업과 탄광지대로 석탄산업과 제철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어 탄광과 제철소 등이 폐업하게 됨에 따라 대량실업자가 발생하고, 경기가 침체되어 지역이 황폐화 되었습니다. 이처럼 산업폐기물로 오염된 탄광지역의 환경오염을 정화하기 위한 환경정화 프로젝트가 추진되었습니다. 그리고 탄광지역을 문화관광지로 변화시키기 위한 IBM 엠셔조경공원 프로젝트가 시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회색빛 암울한 폐탄광지역이 녹색문화예술도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루르지역의 산업문화유산인 탄광시설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루르 박물관, 레드 닷 디자인 박물관, 과학공원, 컨벤션센터, 디자인스쿨 등 문화예술시설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이와 같이 변화된 산업유산 문화관광자원을 그린벨트의 녹지공간과 연계하여 28개의 주제로 구성된 자전거 탐방코스 700km, 보행탐방코스 400km를 산업문화유산루트로 개발하였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산업문화유산도 다양한 문화유산을 연계하여 보행탐방로 및 자전거 탐방로로 개발하면 훌륭한 관광루트가 될 수 있습니다. (본문 191~192p)


최근에는 문학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를 창조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시화시켜 테마파크, 테마거리, 광고,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웹사이트 등 파생적 문화상품을 다양하게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소재 하나를 잘 발굴해서 여러 가지 유형의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는 OSMU와 OMSD전략이 수많은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언어나 문자를 통해서 소통하는 문학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회화․상징․애니메이션․디자인 등을 통한 이미지 스토리텔링, 퍼포먼스나 이벤트 그리고 축제를 통해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이벤트 스토리텔링, 테마파크․에코뮤지엄․테마거리․테마관광루트 등 이야기를 공간으로 조성하는 장소 스토리텔링, SNS․가상현실 VR․증강현실 AR․미디어 아트 등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소통하는 인터넷 스토리텔링, 신문, TV, 잡지, 광고와 같은 언론매체를 이용한 언론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스토리텔링의 형태가 존재합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인터넷을 통해서 전달되는 입소문 스토리텔링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본문 261p)


빌바오 시민들이 지난 20년 동안 경험한 큰 변화는 그들 도시의 중심부에 새로 세계적 미술관을 건설하고,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변화는 오히려 지역주민의 자존심 회복과 빌바오시 지도자들의 태도 변화였습니다. 1980년대 지역주민과 지역 정치인들의 마음을 억눌렀던 도시 침체와 위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미래에 대한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담론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빌바오 지역주민의 56%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설립되기 10년 전보다 건립 이후 빌바오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실업률 증가, 환경오염,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우울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던 빌바오 시민들에게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으로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문화도시로 부상하게 된 빌바오는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주민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과 자존감이 회복되었다는 것이야말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건설의 큰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410p)




●볼로냐 주 
수복형 도시재생 방식으로 볼로냐는 중세 고건축문화가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역사도시가 되었습니다. 유럽 중세시대를 도시 외관에 그대로 살려놓은 매력적인 현대적 문화관광도시가 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서 소프트웨어로 도심의 노후화된 건축물에 예술형 공방을 다양하게 입주시킴으로서 어두침침하고 좁은 도심 뒷 골목길에 밝고 활기찬 공방거리가 조성되어 아름다운 예술공간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볼로냐 시청의 마조레 광장에서 시작해서 볼로냐의 랜드마크인 두 개의 탑 ‘아지넬리 탑’과 ‘가리젠타 탑’ 그리고 세계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 대학으로 이어지는 구도심 축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 뒷골목의 구석구석에 입주한 예술형 공방들과 공방거리는 구도심 활성화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좁은 뒷골목거리는 볼로냐의 대표적 관광자원이자 명물이 되었고, 볼로냐를 ‘예술의 도시’, ‘세계적인 명품을 생산하는 장인의 도시’로 거듭나게 만들었습니다. (본문 446p)

유럽문화루트상에는 유명 문화관광지나 관광도시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농촌지역과 자연공간 그리고 소외된 낙후지역을 통과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역의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 관련 산업이 활력을 찾을 수 있으며 지역의 무명 관광지를 홍보할 수 있어서 지역 경제와 지역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문화루트의 90%는 농촌지역을 통과합니다. 몇몇 모범 사례들은 소외된 마을과 문화유산 그리고 지속 가능한 관광을 촉진하는 방법에 대한 영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유럽문화루트로 지정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그리스북부의 와인 로드 네트워크는 8개의 주제를 가진 유럽문화루트를 개발했는데, 이는 지역의 문화발전과 함께 와인관광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와인과 포도 재배 제품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32개 와인양조장과 호텔 및 식당에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관광분야 전문가와 협력하여 지역의 관광상품과 더불어 지역특산품도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문화루트는 농촌지역과 작은 소도시의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을 지지해주는 원동력으로 농촌지역경제의 활성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의 각국 정부와 기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각종 협력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럽문화루트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장려하고 국가와 지역 및 지방자치단체, 기타 이해관계자 등 광범위한 조직으로 구성된 공식적 협력 네트워크에 의해서 관리됩니다. (본문 475~476p)

쇼핑관광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한 쇼핑거리와 오래된 전통 공방거리를 방문해서 호화로운 명품과 독특한 특산품 그리고 아름다운 공예품들을 구경하고, 구입하는 경험은 환상적입니다.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없는 특유의 맛을 간직한 수백 년 전통의 맛집과 베이커리를 방문해서 직접 음식을 맛보는 것도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값진 추억거리입니다. 이탈리아, 런던, 파리 등 유럽의 쇼핑거리에 방문해서 자국에서는 도저히 그 가격에는 살 수 없는 다양한 명품들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경험, 그곳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차별화된 보석과 특산품 등을 쇼핑하는 것은 여행객들에게는 가슴 뛰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그밖에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낭만적인 유럽 크리스마스 시장 여행, 영국의 1월 세일기간의 방문, 홍콩과 싱가포르의 크리스마스 세일, 프랑스 샹젤리제의 부티크거리를 걷는 것, 매일 25만 명∼4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이스탄불의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를 방문하는 경험 등은 매스컴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고,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명소입니다. 일일이 사례를 들 수 없을 만큼 전 세계에는 쇼핑과 관련된 명소나 쇼핑거리, 전통시장, 메가몰, 쇼핑관광도시 등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중에 한 곳을 사례로 든다면 쇼핑관광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인데 매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고, 방문한 관광객 중 약 50%가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라고 합니다. 외국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이 웨스트엔드에서 지출하는 지출액이 76억 파운드에 이른다고 합니다.
뉴욕은 연간 5천 3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뉴욕시에는 거의 12,000개의 소매업체가 있으며 뉴욕시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도시 안에는 유명한 백화점, 독특한 쇼핑지역 등이 있어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즐거운 쇼핑의 기회를 줍니다. 뉴욕의 첼시 마켓도 관광객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시장입니다. 첼시 마켓은 오래된 시장이 아니고, 낙후한 공장을 시장으로 리모델링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첼시 마켓은 주변의 하이라인 파크와 어우러지면서 뉴욕의 주요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쇼핑관광은 지역사회에 실로 엄청난 경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쇼핑관광과 도시경제는 공생적인 동반자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남의 땅을 차용한 장소’에 ‘외지 작가를 차용’해서 예쁜 액세서리 같은 미술작품, 자연풍경과 지역사회와 별로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예술적 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섬의 지역문화와 지역주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공동체 예술’은 지역 주체성에 대한 허위적인 표현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지역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도시의 어색한 거리장식물처럼 주변자연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지역주민이 공감하지도 않으며, 소통이 잘 안 되는 예술작품은 지역문화자원으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장소 특정적 예술은 알록달록한 물감칠을 해서 예쁘게 꾸며 놓은 작품만이 훌륭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사회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역에 맞는 작품을 제작하겠다는 작가의 정신적인 준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주민의 삶과 애환, 지역사회의 아픈 기억, 사라지고 있는 역사와 기쁘거나 슬픈 이야기 등이 담긴 현장들을 자신의 손으로 재현하고,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협력을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제작된 예술품만이 진정으로 지역사회에 뿌리 내려 동화될 수 있고, 지역주민에게 감동을 주며,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역문화 자원으로 뿌리를 내리게 될 것입니다. (본문 589p)

나가는 글 


본서는 우리나라에 세계 일류급 문화관광도시가 다수 탄생할 수 있도록 기여하기 위해서 ‘도시를 살려내는 문화관광 발전’에 대한 이론적 정리와 실천 사례 연구에 주력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도처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도록 가급적 공신력 있는 전문서적과 연구자료, 국제기구의 발표자료 등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하다 쇠락해버린 수많은 산업도시들을 문화예술도시로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재탄생시켜낸 문화관광 발전에 대해 그 과정과 특징을 학술적으로 정리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하여 지역주민과 관광객 만족을 동시 추구하는 도시관광개발의 전략과 수단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역사적 문화유산, 문학작품과 스토리텔링, 미술관광과 디자인관광, 예술축제, 음악관광, 메가 이벤트, 문화관광루트 등 문화관광을 구성하는 각종 주제별로 관련하여 서적들과 학술논문 그리고 연구자료들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설명하였으며, 우리나라가 추진해나갈 바람직한 문화관광 발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어떠한 문화관광 발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의 문화관광정책과 관련 프로젝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유럽연합에 의해 1985년부터 범정부적으로 추진해오는 유럽문화수도 프로그램과 2000년대 들어 유럽문화의 정체성을 강화시키는 유럽문화루트 사업의 추진 배경과 특징, 종류들을 심층 분석했으며, 약 50개소에 달하는 세계 각처의 문화관광도시 사례를 검토하여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개발을 성공시킨 방법과 문제점 등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주민의 행복이 강조되는 도시관광과 문화관광 발전과 관련해서 메인스트리트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적 건축물 보전과 독창성을 함께 살려내는 미국의 도시재생정책과 비인간적인 과도시화를 반성하는 영국의 어반 빌리지 운동 그리고 일본의 마치즈쿠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의 빌바오, 독일의 루르지역, 프랑스의 낭트, 이탈리아 볼로냐, 영국의 게이츠헤드나 글래스고우, 에든버러, 미국 보스턴, 일본 니가타현 에치코 츠마리지역, 가가와현 세토우치 섬지역 등 문화예술과 고도로 융합된 문화관광전략을 추진하여 세계적 문화중심지로 재생한 지역들도 그 방법과 추진 경위, 장단점 등을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했습니다. 

유럽에서는 1985년 그리스 아테네시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산재한 도시들을 대상으로 매년 2개 도시를 유럽문화수도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되기 위해서 수년간에 걸쳐 준비하고, 행사 해당 연도에는 1년 내내 유럽문화예술의 다양성과 풍성함을 과시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시민들의 행복 증진과 관광객 유치 증대를 동시에 도모해 현재 약 60여 개 도시가 유럽문화수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유럽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관광지를 하나의 엄브렐러 브랜드로 연계시켜 각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유럽문화루트 프로그램을 2000년대 이후 적극 추진하여 현재 산티아고 루트 등 30여 개 루트가 다양한 주제별로 지정되어 유럽관광을 대표하는 테마형 관광루트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매우 부러운 사업입니다. 

한편, 영국은 런던의 데이트 모던 미술관, 밀레니엄 돔 등 21세기를 상징하는 선도적 문화관광개발을 성공하여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게이츠헤드의 발틱 현대미술관 그리고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의 루브르 박물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등은 미술관을 유치하여 도시재생에 성공한 신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셔널 트러스트와 시빅 트러스트를 중심으로 역사적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는 운동을 통하여 매력적인 국토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1980부터 그라운드 웍이나 그린스페이스 스코틀랜드와 같은 민간단체들을 통해서 공원녹지와 공공녹지 개선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안전한 지역사회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고, 청년들의 녹색 일자리를 만드는 지역사회 개선 활동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관광진흥을 국가계획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마치즈쿠리와 역사적 거리 조성 등을 통하여 지역 정체성을 개선하고, 획일적인 지역의 모습을 개성이 넘치는 지역으로 변화시키려는 국가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지역주민이 거주하기 좋고, 관광객이 방문하여 좋은 국가 조성과 일 지역 일 관광을 창조하여 지역의 개성을 발휘하게 하는 관광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국은 자국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광객 유치 촉진을 위해서 차별화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광진흥을 하기 위하여 문화관광정책을 국가전략적인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문화관광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문화관광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 아쉽습니다. 그러나 본서를 집필하면서 다양한 해외 문화관광 성공사례를 통해서 문화관광은 죽어가는 도시를 살리고, 관광매력을 강화하여 세계적인 문화대국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세계인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관광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으로 문화관광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이제부터 깊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문화수도나 유럽문화루트를 능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빌바오나 아부다비같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시설과 소프트콘텐츠를 도입․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아름다운 한국문화관광루트와 매력적인 탐방로 100선을 선정하여 장기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루트로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해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또는 한류 드라마와 공연과 같은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특화상품으로 지속개발해낼 수 있게 하며, 세계적인 문화예술축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주민이나 국민들의 문화관광에 대한 인식과 행동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SNS상에서 문화관광자원과 문화예술공간을 스토리텔링하고, 연계하는 엄브렐러 마케팅전략을 추진하도록 한국관광에 대한 정보와 문화관광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세계인들에게 제공해주는 관광정보시스템을 하루속히 개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기존의 관광정보 제공시스템은 세계 최고 인터넷강국, 세계정보통신 선진국 별명에 전혀 맞지 않는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의 도시들은 대부분 몰개성적인 모습과 천편일률적인 콘크리트 환경을 특징으로 하는 비장소, 비인간적인 무장소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시공간을 빽빽이 채우고 있는 성냥갑 같은 직사각형 아파트와 회색빛 건축물들,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여가공간과 녹지공원 그리고 문화예술공간의 부족이 심각한 도시문제로 부상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문화예술시설과 프로그램 그리고 녹지공원 등 여가공간의 양적인 부족도 문제지만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나 재미있고 기발한 콘텐츠의 다양한 도입을 통하여 시민들의 삶에 활기와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각종 도시기본계획이나 도시재생계획 수립에 문화관광 프로그램과 플레이어블 시티나 이벤트풀 시티 조성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투어와 같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방안들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과 시범적 추진이 장려될 필요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잘 알고 있듯이, 문화관광은 버려지고 낙후된 지역을 재생시켜주는 측면에서도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문화예술 결핍지역과 소외계층에게 필요한 문화예술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문화소외지역과 계층을 위한 차별화된 사회적 문화관광정책과 사회적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 사회적 문화관광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역주민이 살기에 행복하고 관광객이 다수 방문하여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하고, 모든 계층이 합심하여 문화예술 환경 조성 운동을 활성화하여 사회적 통합과 응집력을 강화하고, 국가의 이미지와 브랜드의 향상을 통하여 해외투자 유치와 창의적인 인재의 유입을 촉진한다는 복합적 목적을 가진 사회적 문화관광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관광 발전은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정부 부처에서 전담하기에는 벅찬 분야입니다. 다양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단체 간의 협력과 조정이 고도화되어야 실효성이 확보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행정조직을 설치하는 등 관련 거버넌스를 혁신하고 민간 기업과 전문가,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 간의 파트너십이 촉진되도록 하는 협력적 협업기구가 매우 필요합니다. 

본서에는 문화관광의 이론과 더불어 가장 빈곤하던 유럽의 도시가 유럽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변화한 과정, 오염된 채 버려지고 방치되었던 탄광과 조선소 등이 문화의 중심지로 다시 살아난 성공사례, 유럽문화수도와 유럽문화루트 이야기, 자연자원이 없는 캐나다와 호주의 소도시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도시․축제도시로 변화한 이야기 등 믿어지지 않는 기적적인 성공사례 약 50개를 심도 있게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부터 수십 년 동안 정부의 관광과 문화개발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체득하였던 노하우도 함께 곁들였습니다. 

본서에서는 수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수행한 여러 가지 문화관광과 지역발전의 융합 등에 관한 선행연구결과들을 기반으로 문화관광 발전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문화관광전략의 이론적 틀을 고안하고 각종 문화관광개발 추진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문화관광을 구성하는 분야별 참고사례들을 가급적 많이 발굴해, 추진배경과 과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장단점 도출과 현장중시적인 실천방안 제시 등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관광의 발전을 주도해나갈 연구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전국의 문화관광 관련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지역주민, 기업인 등의 실제 업무에 참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수 있길 바랍니다. 

끝으로 시간 관계 등으로 본서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문화관광의 다양한 분야들에 대해 전문적 조사와 학술적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길 기대하며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